[미션라이프] 초여름인데도 한낮의 기온이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다.
습도까지 높아 잠깐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비행시간만 11시간, 경유지 대기시간까지 합치면 19시간 만에 첸나이(Chennai)공항에 도착했다.
빈부 차가 큰 인도인 줄 알았는데 실상 또한 그러했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다녔고, 손을 내밀어 구걸했고,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1997년까지 마드라스로 불리운 벵갈만 연안도시 첸나이.
이곳에서 8년째 사역 중인 박광수(52) 최성자(47) 부부 선교사는
“인도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전도의 황금어장”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짧은 시간에 선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도입니다.
인구의 82%가 힌두교인이고 11%는 무슬림이지만 전도사역을 지혜롭게 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11억5000만의 영혼을 생각하면 첸나이에 있는 20여명의 한국선교사 숫자는 아주 작습니다.”
박 선교사는 필리핀 선교사로 10년간 사역하다가 소속교단인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선교국장으로 4년간 일한 뒤 인도로 들어왔다.
선교국장 재임 시절 후배 선교사들에게
남들이 안가는 힘든 곳을 가라고 권유했던 그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말 천 마디 보다 행동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날씨와 언어, 문화에 적응하느라 무척 고생했다.
열병과 풍토병에도 걸리고 음식도 맞지 않았다.
이곳 선교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결과
그는 목회자들이 제대로 신학교육을 받지 않고 설교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목사 대상으로 목회대학원을 주 1회씩 열어 가르쳤다. 효과가 크게 나타나면서 사모대학도 개설했다.
이어 분교도 열었다. 교육받은 목사들에게는 한국교회의 지원을 받아 교회건축을 해주는 사역도 병행했다.
인천 복된교회(류우열 목사)에서 파송받은 박광수 선교사는 8년간 19개의 교회를 건축하거나 개척했다.
파송교회의 후원이 가장 컸지만 박 선교사 부부의 열정적인 사역에 동참한 손길도 많았다.
평균 교회 한 곳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한화로 2500만원 정도.
오는 2050년까지 첸나이에 1000개의 교회를 설립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2007년 박 선교사의 사역에 날개를 날았다.
기아대책(회장 정정섭)으로부터 기아봉사단 선교사 파송과
어린이개발사업 CDP(Child Development Program)후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CDP는 빈곤아동을 후원자와 일대일 결연해 교육, 급식, 보건 의료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사업이다. '
5월 현재 해외 37개국, 107개 센터에서 해외아동 3만1219명이 후원자와 결연돼 있다. '
매월 3만원이 한 어린이의 삶을 바꿀 수 있다(CDP 결연: kfhi.or.kr·02-544-9544).
“현재 꾸빰 지역과 타라마니 지역에 630명의 어린이가 결연돼 도움을 받고 있지요.
이들은 학용품과 가방, 옷 등을 정기적으로 받고 매일 교회 방과 후 교실에 참석하고 있어요.
식사도 제공 받지만 무엇보다 귀한 것은 이들이 기독교 신앙인으로 자라난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가 가정을 버리고 떠나는 바람에 어머니가 노동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타라마니 지역 여학생 프리아(10)는 “CDP후원자가 생겨
학교도 다니고 점심도 먹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의사가 되어 한국의 후원자를 꼭 찾아가 감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대책이 추구하는 ‘떡과 복음’의 구체적 결실이 바로 CDP라고 말하는
최성자 선교사는 “후원어린이가 된 후 3개월만 지나면 살이 찌고 학업성적이 오르고 표정이 밝아진다”고 했다.
또 “이곳 빈민지역인 민트에도 CDP가 꼭 설치될 수 있도록 기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 뼈를 묻을 각오입니다.
인도가 너무 사랑스럽고 모든 것이 좋아요.
구원의 기쁨을 더 많은 인도인들과 나눌 수 있도록 기도의 응원부대가 돼 주세요.”
인도의 여성부흥사가 되기 위해 타밀어 찬양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 최성자 선교사.
아버지·어머니학교 등 가정사역의 폭을 더 넓히겠다는 박광수 선교사.
두 사람은 오늘도 40도가 넘는 폭염을 뚫고 선교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